[9편] 고속전송 BTB와 Signal Integrity|신호가 빨라질수록 커넥터가 어려워지는 이유
15년 현장에서 바라본 스마트폰 초정밀 커넥터 기술과 미래|20편 중 9편
스마트폰용 고속전송 BTB 커넥터를 처음 접할 때는 그 역할을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두 Contact가 잘 닿아서 전기가 통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저 역시 처음에는 커넥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안정적인 접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접촉은 지금도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의 속도가 계속 높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카메라의 고해상도화, 디스플레이의 고주사율, AP와 메모리·모뎀 사이의 데이터 증가 등으로 내부 신호가 빨라질수록 BTB Connector는 단순한 전기 접점이 아니라 고속 신호가 지나가는 전송 경로의 일부로 봐야 합니다.
고속 신호에서는 Contact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신호의 모양을 얼마나 깨끗하게 유지해서 다음 회로까지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Signal Integrity, 즉 신호 무결성의 문제입니다.

저속 신호와 고속 신호가 BTB Connector를 통과할 때의 차이
PCB → BTB → PCB
저속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달되지만, 고속에서는 Impedance 변화·반사·손실·간섭이 신호 품질에 영향을 주는 개념도
1. 왜 고속에서는 커넥터를 ‘전송선로’로 봐야 할까?
신호 속도가 낮을 때는 Connector를 단순한 도체로 생각해도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호의 주파수 성분이 높아지면 PCB Trace뿐 아니라 Connector의 Contact, Pad, Via와 주변 Ground 구조까지 전기적인 특성에 영향을 줍니다.
즉,
PCB Trace → Pad → Connector Contact → 상대 Contact → Pad → PCB Trace
전체가 하나의 신호 경로가 됩니다.
이 경로 중 어느 한 부분에서 전기적 특성이 크게 변하면 신호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전송에서는 Connector 하나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PCB와 Connector를 포함한 전체 Channel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Molex의 고속 SlimStack 자료도 Connector 성능이 고객 PCB 설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Insertion Loss뿐 아니라 Return Loss와 Crosstalk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2. Impedance가 갑자기 변하면 신호가 되돌아온다
고속 신호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Impedance(임피던스)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고속 신호가 지나가는 길이 가지고 있는 전기적인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CB에서 일정한 Impedance로 이동하던 신호가 Connector 구간에서 갑자기 다른 특성을 만나면 신호의 일부가 앞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Reflection, 즉 신호 반사라고 합니다.
도로로 비유하면 넓이가 일정하던 고속도로가 갑자기 좁아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신호가 지나가는 경로에서
Trace 폭 → Pad 크기 → Contact 형상 → Contact 사이 거리 → 주변 Ground
등이 달라지면 Impedance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Fine Pitch BTB에서는 매우 작은 공간에 여러 Contact를 배치해야 하므로 이 문제를 더욱 세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일정한 Impedance 경로와 Connector 구간의 Impedance 불연속 비교
정상 경로 → 신호 유지
Impedance 불연속 → 일부 신호 반사 → 파형 왜곡
3. Insertion Loss는 신호가 얼마나 약해지는지를 본다
Connector를 통과한 신호가 입력될 때보다 약해지는 정도를 판단할 때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Insertion Loss(삽입손실)입니다.
고속 신호는 PCB Trace와 Connector를 지나면서 에너지를 조금씩 잃습니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이 손실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신호 손실이 지나치게 커지면 Receiver가 원래 데이터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 Connector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Contact Resistance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파수에 따라 얼마나 신호가 전달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Molex는 고속 BTB 제품 자료에서 사용 가능한 주파수를 Insertion Loss가 일정 수준을 넘기 시작하는 지점과 연계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4. Return Loss는 ‘되돌아오는 신호’를 본다
Insertion Loss가 앞으로 전달되는 신호의 손실이라면 Return Loss는 신호 반사와 관련된 지표입니다.
Connector와 PCB 사이의 Impedance가 잘 맞지 않으면 일부 신호가 Source 방향으로 되돌아갑니다.
신호가 되돌아오면 원래 전달되는 신호와 섞이면서 파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전송에서는
잘 전달되는가?
뿐 아니라
얼마나 적게 반사되는가?
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것이 저속 신호와 고속 신호의 큰 차이 중 하나입니다.
5. Contact가 가까워지면 Crosstalk도 중요해진다
Fine Pitch Connector에서는 Contact 사이의 거리가 매우 좁습니다.
하나의 Contact를 통해 빠른 신호가 흐를 때 그 주변의 다른 Contact에 전기적·전자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 간 간섭을 Crosstalk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옆 차선의 신호가 다른 차선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Pitch를 줄이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Pin을 넣을 수 있지만, 고속 신호에서는 단순히 Pin을 많이 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Pin에 Signal을 배치하고, 어떤 위치에 Ground를 둘지 같은 Pin Assignment도 중요해집니다.
고속 Connector 업체들이 Differential Pair 주변에 Ground를 배치하거나 신호 사이의 결합을 줄이는 구조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TE Connectivity도 일부 고속 BTB 계열에서 Ground 구조를 이용해 Crosstalk를 낮추고 고속 신호 특성을 개선한다고 설명합니다.
6. Ground는 단순히 남는 Pin이 아니다
초보자가 회로를 볼 때 Signal Pin에만 관심을 가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속전송에서는 Return Path, 즉 신호가 돌아가는 경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Ground 배치가 좋지 않으면 신호의 Return Path가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EMI와 Crosstalk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고속 BTB 설계에서는 단순히
“Pin이 몇 개 필요한가?”
뿐 아니라
“Signal과 Ground를 어떤 순서로 배치할 것인가?”
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앞서 6편에서 이야기한 Fine Pitch 기술과 새로운 문제가 충돌하기 시작합니다.
공간은 줄이고 싶은데 Ground도 필요합니다.
Signal Pin은 늘리고 싶은데 Crosstalk도 줄여야 합니다.
바로 이런 Trade-off를 해결하는 것이 고속전송 BTB 설계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Fine Pitch와 High Speed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Trade-off
Pitch ↓
→ 공간 효율 ↑
→ Contact 간 거리 ↓
→ Crosstalk 관리 중요 ↑
Data Rate ↑
→ Impedance 관리 ↑
→ Insertion/Return Loss 관리 ↑
→ Ground Return Path 중요 ↑
7. Connector만 좋아서는 고속전송이 완성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합니다.
고속전송 문제가 발생했을 때 Connector만 좋게 만들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고속 신호 경로에는 PCB Trace, Pad, Via, Connector, 상대 PCB가 모두 포함됩니다.
따라서 Connector 자체의 성능이 좋아도 PCB Pad가 지나치게 크거나 Via 구조, Trace 배치, Ground 설계가 좋지 않다면 전체 Channel의 Signal Integrity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Connector의 특성을 이해하고 PCB를 함께 최적화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Molex 역시 공식 자료에서 Connector의 Impedance가 고객 Board Design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그래서 고속 BTB는
Connector 업체의 문제
또는
PCB 설계자의 문제
로 따로 나누기보다 시스템 전체의 문제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8. 고속전송은 어떻게 확인할까?
고속 Connector 개발에서는 단순히 전기가 통하는지만 확인해서는 신호 품질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고속전송에서 중요한 것은 Connector 자체뿐 아니라 PCB와 연결된 전체 신호 경로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속전송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① 접촉 상태와 실장 품질은 정상인가?
먼저 Connector의 결합 상태, Contact 변형, PCB 납땜 상태 등을 확인합니다.
기본적인 접촉이나 실장에 문제가 있다면 고속신호 특성을 분석하기 전에 해당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② 신호가 지나가는 전체 경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PCB Trace → Pad·Via → Connector Contact → 상대 Connector → 상대 PCB까지 이어지는 전체 경로를 확인합니다.
Connector만 정상이어도 PCB 설계나 실장 구조에 따라 신호 품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③ Impedance 변화와 신호 반사는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TDR(Time Domain Reflectometry)을 활용하면 신호 경로에서 임피던스가 크게 변하는 구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Connector와 PCB의 연결 부위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피던스 불연속 문제를 검토합니다.
④ 신호 손실과 간섭은 어느 정도인가?
VNA(Vector Network Analyzer) 등을 이용해 S-Parameter를 측정하면 Insertion Loss, Return Loss, Crosstalk와 같은 고속신호 특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접촉저항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신호의 감쇠와 반사, 인접 신호 사이의 간섭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⑤ Connector와 PCB를 함께 검증했는가?
측정 결과를 Simulation과 비교하고, Connector 단독 특성과 PCB를 포함한 전체 Channel 특성을 구분해 검토해야 합니다.
이 점검 항목들은 일반적인 기술 검토 기준이며, 실제 측정 방법과 확인 순서는 신호 속도, 제품 구조,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초정밀 커넥터 기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품 하나의 성능만으로 전체 시스템의 품질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고속전송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계적인 접촉 신뢰성뿐 아니라 전자기 해석과 신호 측정, PCB 설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좋은 고속 BTB Connector란 단순히 전기가 잘 통하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되는 전체 회로에서 빠른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9. 앞으로 Fine Pitch 경쟁은 High Speed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주일렉트로닉스의 현재 모바일 BTB 제품군에는 0.3mm Pitch, 0.6mm Height의 BQ Series와 같은 초소형 제품이 있으며, 회사는 2024년 DesignCon에서 0.175mm Pitch 4열 BTB Connector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앞으로의 과제가 단순히 Pitch를 더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게 된다면 미래 BTB에는
Fine Pitch + Low Profile + High Speed + High Reliability
를 동시에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 작게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작은 공간에서 빠른 신호를 깨끗하게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술의 영역입니다.
마무리|고속 신호에서는 커넥터도 회로의 일부다
처음 커넥터를 보면 금속 Contact가 서로 닿아 전기를 전달하는 부품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데이터 속도가 높아지는 순간 Connector는 단순한 접촉부품이 아닙니다.
Impedance, Insertion Loss, Return Loss, Crosstalk, Ground Return Path와 EMI까지 고려해야 하는 신호 경로의 일부가 됩니다.
제가 이번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고속전송에서는 “연결되어 있는가?”보다 “신호가 얼마나 깨끗하게 연결되어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스마트폰 내부의 작은 고속도로가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려면 도로의 폭만 줄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속에서도 신호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로 전체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10편] I/O Connector와 USB Type-C 구조|충전과 고속데이터를 하나의 커넥터가 어떻게 처리할까?
10편부터는 두 번째 분야인 I/O Connector로 넘어갑니다.
USB Type-C를 중심으로 전원 Pin과 고속 데이터 Pin, Contact 구조, 반복 삽입·분리, 방수·내구성을 살펴보고 이후 고속충전과 발열 문제로 이어가겠습니다.
nabooja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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